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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최지우는 천운이 발복했는지 출연하는 작품, 등장하는 어느 곳에든 화제의 중심이 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타로 자리잡습니다. 이에 멈추지 않고 2002년 지우히메란 별칭을 얻게 한 작품 '겨울연가'는 그야말로 초대박 히트를 칩니다. 사실 이 드라마 한 편의 성공으로 평생을 아무것도 안해도 될 만큼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봅니다. 부와 명성과 인기 등등 온갖 타이틀을 단숨에 거머쥐었습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 속 남녀 배우가 윈윈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항상 어디 한쪽이 기울거나 넘치거나 하는 인기를 얻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 배우를 잘 만나 덕을 보는 남자 배우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생기는데요 최지우와 배용준의 경우는 거의 동률로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둘의 케미가 정말 잘어울렸습니다.

 

 

 

 

실제 이 드라마 촬영 중인지 이후인지 이 둘은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드라마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 분위기로 당시 모든 연령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히 이런 풍을 좋아라하는 일본에서 배용준과 최지우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시 한국에서는 동시간대 막강 사극 프로그램이 방영하느라고 시청률은 20%대에 그쳤지만, 젊은 층에서는 최지우의 숏컷부터 배용준의 헤어스타일, 목도리, 안경 등 이 둘의 스타일을 안 따라한 사람이 드물었을 정도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최지우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공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최지우의 전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3년 권상우와 함께 찍은 '천국의 계단'은 국내선 시청률 40%를 넘기며 완전 대세 배우로 굳히기 작전 들어갑니다. 최지우는 이미지상 가냘프고 다소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할 것 같은 분위기, 그러니까 누명을 많이 쓰는 분위기로 전형적으로 애처롭고 안쓰러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 왔는데요. 어떤 배우들은 고정된 캐릭터를 싫어해서 끊임없는 변실을 시도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 스타일만 고수하기도 하는데, 최지우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도 항상 최지우식 연기 스타일로 귀결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뭔가 커리어 우먼 스타일을 맡아도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항상 최지우한테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함과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만드는 특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보통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배우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는데 최지우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에 키도 훤칠함에도 그런 가냘픈 매력이 압도적으로 작용하는 것같습니다. 실제 성격이 온순하거나 착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모습일 것 같긴 합니다. 아무리 최지우가 실제로 어떻다더라는 얘기는 들린 적도 없지만 믿기지도 않을 정도로 착하다 못해 맹한 매력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최지우는 국내 최고 백치미 여신으로 불리는 감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지우는 예능프로 같은 데 가면 잘 속고, 잘 당하면서 골탕 먹는 모습이 잘 노출되지만, 그런 모습을 대중이 사랑하기 때문에 더 어필하는 것도 있겠죠. 블로거 입장에서는 최지우가 영화 노팅힐 속 안나 캐릭터와 매우 흡사하다고 봅니다. 실제 그런 배역을 맡아서 하기도 했는데요. 줄리아 로버츠보다 훨씬 우아하고 아름답고 세련된 포스로 정말로 아름다운 여배우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최지우의 연기가 출중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최지우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발음 문제로 놀림을 당해야 했는데요. 이에 스트레스보다는 본인이 유머와 개성으로 승화시키는 승자의 여유마저 보여줘서 과연 최지우는 인성도 갑이고, 실은 매우 스마트한 배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최지우는 겨울 연가 때 빼고는 거의 긴 생머리를 유지하였는데요. 패션 스타일도 뭔가 날티나거나 삐딱해 보이는 패션보다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린, 야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얌전하면서 시크한 스타일로 패션 감각도 귀엽게 멋있다고나 할까요? 

 

 

 

최지우는 천국의 계단 이후로 더는 히트친 드라마는 찍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간 영화도 간간히 찍곤 했지만 겨울연가로 이미 막강 스타가 되었고 기존 드라마 스타일을 답습한다면 식상하다는 소릴 들을 게 뻔하고, 새로운 스타일로 시도한다면 그녀 답지 않다는 소릴 들을 게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탓인지 2007년 커리어 우먼으로 분한 '에어시티'는 시청률 참패를 이루었고 이후 좀 전에 서술한 한국판 노팅힐 스타일 '스타의 연인'도 찍었으나 최지우는 예뻤고 드라마는 망하게 됩니다. 이로써 최지우는 상대 배우빨을 크게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었는데요. 연기 잘하는 이병헌, 분위기 좋은 배용준, 한창 잘나가던 권상우와 함께 열연하다 이미지는 좋지만 시청률 망각의 길로 직진하는 유지태, 이진욱 등과 찍었을 때는 최지우도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에어시티 이후 이진욱과 연인이 되긴 했지만요. 

 

 

 

최지우는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한창 미모가 물이 올랐을 시절 멜로의 여왕으로 불리며 홈런을 빵빵 터뜨린 몇 개의 작품 이외에는 이후 이렇다 할 흥행 작품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 김희선 못지않게 한국 연예계에 독보적으로 남을 배우임은 분명합니다. 로코의 여왕이 아닌 다소 신파스러운 멜로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21세기에 거머쥘 수 있는 배우가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요즘은 사람들이 정통 멜로를 좋아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젠더 갈등도 많아져서 더는 여성이 그렇게 수동적이고 순종적이며 여자여자한 캐릭터를 좋아할 것 같지 않기에 감히 마지막 멜로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봅니다. 

 

 

 

 

 

 

아무튼 최지우는 이후 일련의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데요. 더는 예쁘거나 얌전한 캐릭터가 아닌 보다 독립적인 캐릭터로 남자에 의존하지 않고 남자와 대등하거나 뛰어넘으려는 연기를 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은 최지우에게는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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