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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치장을 하는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있던 일이라지만 현대 메이크업에 가까운 스타일은 백 년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화장품 개발과 더불어 화장법도 발달했으니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면 필수로 알아야 할 메이크업 백년사를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해 보았습니다. 디테일한 정보는 키워드로 찾아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910~1919년 메이크업 특징
1910년대 메이크업은 대중 스타의 스타일이 일반대중에게도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여성들에게로 보편화되기 시작합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화장법은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배우였던 '테다 바라(Theda Bara)'와 '폴라 네그리(Pola Negri)'가 마스카라를 발라 눈매를 더욱 신비롭고 그윽하게 표현하여 관능적인 매력을 나타내면서 일반인들도 튜브형 검은 펜슬로 눈썹을 가는 일자형으로 그리고, 눈 주위에 강하게 음영을 넣는 메이크업을 유행시켰습니다.
영화 '뱀프(Vamp: 요염한 여성들)'에서 요부역을 한 테다 바라는 그동안 속박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자연스러운 육체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테다 바라는 앞 가슴 쪽을 많이 노출시키고 가슴 언더라인에 황금색 뱀 모양을 수놓은 의상과 정돈되지 않은 흐트러진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린 스타일과 양쪽으로 총총히 수많은 컬을 잡은 머리를 헤어밴드나 모자로 멋을 낸 스타일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어 새로운 유행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대중스타의 영향으로 메이크업의 열광은 사교계 여성에서 판매직 여성에게까지 강좌를 들을 정도였으며, 주요 상점과 호텔에서는 여성 고객이 사용하는 탈의실과 화장실에 화장품을 배치하였습니다. 화장품의 대량생산이 합법화되고, 미용 클리닉과 성형수술이 성행하였으며 '뷰티 전문가'라는 직업을 탄생시켰습니다.
1920~1929년 메이크업 특징
영화가 본격적인 대중 오락문화의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대중스타들이 등장 하기 시작한 때가 1920년대입니다. 이들의 메이크업 형태나 패션은 물론이고 심지어 행동과 태도까지도 일반인들의 추종을 받을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했습니다.
이 시대의 대표 스타 클라라 보우는 창백한 얼굴, 헝클어진 곱슬머리, 헤어밴드 아래로 크고 검게 화장한 게슴츠레한 눈, 그리고 빨간 앵두 입술로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또한, 글로리아 스완슨은 영화에서 세련된 도시 여성의 역할을 하면서 초생달처럼 굽은 눈썹, 꺠끗하고 섬세한 윤곽이 뚜렷한 입술, 완벽한 아이메이크업, 깃털 같은 속눈썹을 달았고, 특히 볼에 찍힌 애교점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그녀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 메이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이전까지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벗어나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만든 거였습니다. 또한, '마를린 디트리히(Marlene Dietrich)'의 영향으로 눈썹을 뽑아서 아주 가느다랗고 실날 같은 초생달 눈썹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눈썹 연필로 그렸으며, 아이섀도는 비취색, 초록색, 갈색, 검정색 등으로 강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인조속눈썹을 다는 게 보편적이었고 숯의 일종인 콜(Khol)아이라이너를 그렸으며 볼에는 둥그렇게 붉은 메이크업을 했습니다.
입술 화장은또렷하고 선명하게 반짝이는 붉은 입술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가리켜 큐피드의 활(Cupid's bow), 장미봉오리장미 봉오리(Rose bud), 벌에 쏘인 뾰루퉁한 입술(Divine bee-strung lips)로 불렀습니다.
1930~1939년 메이크업 특징
경제적 침체라는 어두운 현실 도피적인 태도가 팽배해 한탕주의가 확산합니다. 영화는 신화를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인 인식과 가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영화 속 스타들의 아름다움은 시대적 미의 기준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이상형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스타로는 그레타 가르보(Greta Garbo), 마릴린 디트리히(Marlene Dietrich), 원초적 섹시미 진 할로우(Jean Harlow), 존 크래포드(JoanCrawford)등이 있습니다.
그레타 가르보는 눈썹을 한 올 한 올 정교하게 뽑아 가늘고 둥근 아치형으로 그렸으며, 눈뼈 부분의 하이라이트를 강조하여 검은색과 흰색으로 음영을 강조한 아이 홀은 움푹 꺼진 눈을 강조하였습니다. 마릴린 디트리히의 가는 눈썹과 야윈 볼, 존 크래포드의 나비형태의 뚜렷하게 강조된 입술 등의 모습이 당시 여성들의 메이크업과 패션의 이미지를 주도하였습니다. 진 할로우는 여성의 에로틱한 면의 새로운 이미지로 매혹적이며 성적인 여성스러운 몸매를 가진 여성을 뜻하는 '글래머러스'란 단어도 생겨났습니다.
30년대의 메이크업은 20년대와는 다르게 변화된 새로운 이미지의 여성을 만들었는데, 더 진하고 숙련된 기술로서 성숙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얼굴을 전체적으로 파운데이션으로 완벽하게 덮은 다음에 턱을 좁아 보이게 하는 어두운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바른 뒤 아이섀도는 눈이 움푹 들어가 보이도록 흰색 하이라이트와 검정색, 청색 아이섀도를 사용하였습니다.
눈썹은 한 올 한 올 정교하게 뽑고 가늘고 기교적으로 그렸으며 인조눈썹과 마스카라를 더하여 강조하였습니다. 입술은 오무라진 형태보다는 연필을 이용하여 크고 선명하게 그렸으며 반짝이는 빨간색의 립스틱이나 립투즈로 안을 칠해 강조했다 빨간색 립스틱에 맞추어 빨간색 네일 에나멜을 같이 바르는 것도 유행하였습니다.
1940~1949년 메이크업 특징
1940년대에는 전쟁 중인 군인들의 영향을 받아서 남성들에게 성적 매력이 있는 여성들의 이미지가 이상적인 스타일로 등장 하였으며, 육체적이고 관능적인 모습의 여성을 '성적 여신(Sex Goddess)'이란 말로 불렀습니다. 영화배우 중에는 리타 헤이워드(Rita Hayworth), 존 크로포드(John Crawford), 캐서린 햅번(Katharine Hepburn)이 이시대의 강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메이크업으로 대표적입니다.
메이크업도 가늘고 신비스러운 긴 눈썹 대신에 두껍고 또렷하게 곡선적인 형태를 띄는 눈썹으로 관능적이면서도 생동감을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그 이전의 뚜렷한 입술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에서 벗어나 두툼하고 여성적인 곡선 형태로 입술을 크게 그려 풍만해 보이며 반짝거리는 빨간 입술이 유행하였습니다. 눈썹은 아이펜슬로 눈꼬리 부분을 치켜 올려 눈매를 강조하는 메이크업이 유행했고 이와 같은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선호하는 패턴입니다.
1950~1959년 메이크업 특징
1950년대 메이크업은 남성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여성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됨에 따라 우아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메이크업이 유행하였습니다. 1950년대까지는 여전히 영화스타들의 메이크업이 그 시대 유행을 주도하였습니다. '오드리 햅번'은 짧은 헤어 스타일과 함께 소녀 같은 이미지의 굵은 눈썹 메이크업을 유행시켰습니다.
소피아 로렌(Sophia Lauren)은 굵고 각진 검은색의 눈썹과 아이라인을 강하게 치켜올린 스타일로 강한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또한 섹스 심볼로 널리 알려진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가 등장한 때이기도 합니다. 마릴린 먼로는 성적 매력을 가진 청순하며 순종적인 나약한 이미지로 밝은 색의 피부 톤에 약간 인위적인 메이크업을 했습니다.
마릴린 먼로는 눈썹산을 바깥쪽으로 치켜 올리고, 아이 홀에 살구 색과 밝은 브라운 톤으로 음영을 주고 눈 중앙에 밝은 색으로 하이라이트를 줌으로써 입체감을 강하게 주었습니다. 또한 눈 바깥쪽으로 길게 붙인 속눈썹, 보트형의 빨간색 입술 메이크업, 입가의 애교점 등으로 섹시한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는 메이크업을 선보였습니다.
1960~1969년 메이크업 특징
60년대 이후부터는 미에 대한 기존의 가치개념 변화와 함께 메이크업은 사회구성원에 따라 다양하게 등장하는 미의 표출수단으로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60년대의 대표적인 섹시 미인 브릿지 바르도 스타일은 눈 메이크업을 진하게 강조하고 입술라인을 바깥쪽으로 그려우저 뾰루퉁한 느낌이 들도록 표현했습니다.
틴에이져들의 우상으로 등장한 모델 트위기(Twiggy)는 짧게 깎은 머리에 인형같이 커다랗게 강조된 눈, 거의 띄지 않게 그려진 조그마한 입과 장미 빛 볼, 가짜 주근깨, 분 화장을 안 한 윤택한 피부, 작은 키의 왜소한 체구 등 전통적인 미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다소 부조화스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전통과 다른 새로움이나 특이함이 그녀를 새로운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미용과 패션산업이 거대화되면서 영화 못지않게 잡지나 TV에 등장하는 모델의 역할과 가치가 갈수록 증가하게 되었고, 이러한 전문 모델들이 새로운 미를 선도하는 스타로 자리 잡게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60년대의 메이크업은 입술색상과 눈썹색상을 최대한 흐리게 표현하고 눈을 강조했습니다. 눈꺼풀에는 두꺼운 선을 그리고 하이라이트도 주었으며, 인조눈썹도 이중삼중으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꿈과 같이 환상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가면과 같은 장식적인 환타지 메이크업이 등장했습니다. 새, 동물, 나비, 꽃이나 기하학적 무늬를 인위적이고 장식적으로 그린 메이크업이 상업화된 패션산업에 의해서 전개되었습니다.
1970~1979년 메이크업 특징
60년대에 과장되게 표현하던 메이크업 형태는 70년대 들어서면서 얼굴 전체의 풍부한 색조를 부여하는 이미지로 변하면서 복구풍의 우아한 여성의 미를 과시하였습니다. 미국 배우 파라 포셋(Farrah Fawcett)의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이 70년대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아이라이너와 눈 메이크업은 자연스럽게 변하였으며, 눈썹은 정리를 하되 역시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도록 했고 아이홀을 강조하는 눈 메이크업을 했습니다. 볼 터치는 자연스러워졌으며, 입술은 다양한 색상이 유행했습니다. 특히 70년대 중반에는 황갈색의 입술이 유행했고 갈수록 진하고 강한 색을 사용했습니다. 눈 화장은 주로 브라운이나 그레이, 어두운 그린 등의 섀도 색상으로 표현했습니다.
70년대 후반에는 광택 있는 볼 메이크업과 입술이 유행했습니다. 립스틱 위에 바르는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립글로스가 널리 유행했습니다. 한편 펑크족들의 메이크업은 눈언저리를 멍든 모습으로 그리거나 눈 주위에 검은 웅덩이 모양으로 선을 여러개 긋고 눈 꼬리는 날카로운 방추형의 드라큐라형 메이크업을 하였습니다.
또한 얼굴에 검은색으로 점이나 문양을 그려 넣거나 입술을 검정색으로 칠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메이크업은 예쁘게 보이고자 하는 미의식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사회질서에 대한 강한 부정과 저항의 의미를 메이크업으로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1980~1989년 메이크업 특징
80년대는 매트한 느낌의 컬러가 강세를 보이고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유행의 순환이 매우 빨라졌습니다. 70년대의 자연스러움과는 달리 화려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로 변하였으며, 눈썹은 두껍고 강하게 입술도 선명한 붉은색으로 표현하는 등 눈과 입을 모두 강조하였습니다. 8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브룩 쉴즈(Brooke도 강한 눈썹 메이크업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강조하는 메이크업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이 시대의 메이크업은 다양한 색상의 사용과 황금색, 노랑색 펄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눈 주위에 발라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볼 터치도 펄이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했고, 립스틱도 주황, 빨강 등 진한 색이 유행했습니다. 80년대 중반부터는 복고풍의 영향으로 성숙한 여성의 이미지가 모든 여성들에게 어필하였고 이와 함께 섹시하면서도 진한 메이크업이 유행하였습니다. 특히 미국의 팝가수 마돈나의 영향으로 에로틱한 란제리 룩과 육감적인 메이크업이 일반 여성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80년도 후반에 와서는 메이크업을 자신의 건강함을 보여주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사용하면서 초반의 칼라에 대한 관심보다는 피부에 더욱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소피 마르소와 같은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또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욱이 자연과 환경을 강조하는 에콜로지풍의 영향으로 살색, 복숭아색, 연갈색, 연핑크와 같은 부드러운 색상을 사용한 내추럴 메이크업이 강세를 띄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1990~1999년 메이크업 특징
90년대에 들어와서는 어떤 특정한 스타일의 메이크업이 강조되기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복고풍의 경향으로 과거 20~30년대의 아이브로우 메이크업에서 50년대의 과장된 아이라인이나 히피풍의 흐린 립 메이크업 등 과거 여러 가지 형태의 메이크업이 개개인의 개성에 의해서 선택되었습니다. 내츄럴 메이크업에서 파티나 모임을 위한 화려한 메이크업에 이르기까지 T.P.O에 따라서 적절한 메이크업 패턴을 선택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에콜로지풍과 복고풍의 영향으로 화려한 원색 컬러보다는 그린이나 브라운 같은 자연색이 꾸준히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10대에서 20대 초반 연령대를 중심으로는 투명 메이크업이 유행했습니다.
투명 메이크업은 내츄럴 메이크업 보다 더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피부의 투명감을 살리고 아이 메이크업 보다 더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우면서 화이트 컬러를 이용하여 신비스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였습니다. 입술화장도 립글로스만 사용하여 질감만 주는 스타일로 90년대 후반부터 인기가 지속되었습니다.
90년대 말 무렵에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 메이크업에도 반영되어 나타나면서 펄과 반짝이를 이용한 사이버 분위기의 메이크업이 인기를 얻었고, 나만의 독특한 메이크컵이 중요시되면서 '아방가르드'식의 메이크업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아방가르드'식의 메이크업은 아직 일상생활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패션쇼장이나 패션잡지 속의 모델, 연예인 등을 통해서 자주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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